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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웃 <오토라는 남자> 영화 소개

by 마리오소다 2024. 3. 22.

톰 행크스 배우 주연의 <오토라는 남자>는 스웨덴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원작으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1. 까칠한 우리의 이웃 <오토라는 남자> 

'오토'는 매일 아침 마을을 순찰합니다. 주차카드 없이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을 깐깐하게 체크하고 잘 못된 분리수거를 바로 잡으며 동네 주민들을 머저리라고 툴툴거립니다. '오토'의 직설적이고 투박한 언행과 불평불만에 사람들은 꼰대라고 칭하지만 나름 적당히 무시도 하고 인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오토'는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죽은 아내의 뒤를 따라 자살을 할 궁리를 합니다. '오토'의 아내는 6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고, 아내를 무척 사랑했던 '오토'는 하루라도 빨리 아내의 뒤를 따르고 싶습니다. 

'오토'는 집에 전기, 전화, 그리고 가스를 모두 끊고 밧줄을 천장에 묶어 목을 매달라 자살을 시도하던 중 앞집에 이사 온 '마리솔' 부부가 그들의 차를 이상하게 주차하고 있는 것을 창문을 통해 발견하게 되고, 이를 견디지 못한 '오토'는 자살을 하다 말고 나가서 그들의 주차를 도와주고 옵니다. 물론 친절하게 도와주지 않고, 온갖 신경질은 다 부리고 옵니다. 그리고 다시 자살을 시도했지만, 천장에 매달아 놓은 밧줄이 떨어지는 바람에 자살 시도는 실패로 끝납니다.  '마리솔'은 말로는 툴툴대지만 도와준 '오토'가 고마워서 맛있는 음식을 나눠줍니다.

'오토'의 두 번째 자살 시도는 차 안에서 가스를 틀어 놓고 질식사를 하려 하지만 '마리솔'이 느닷없이 '오토'를 애타게 찾으며 남편을 도와달라고 합니다. 무시하려 했지만 '오토'는 결국 또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두 번째 자살 시도도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 후에도 '마리솔'은 맛있는 쿠키를 만들어 '오토'에게 주는 등 그녀만의 쾌활함으로 '오토'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친해집니다.  

'오토'의 자살 시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토'는 기차 플랫폼에서 기차가 오는 순간 몸을 던져 자살하려고 하던 찰나 옆에서 한 남자가 기찻길로 떨어지고 맙니다. 그는 어차피 죽을 예정이었기에 기찻길로 뛰어들어 남자를 구하고 본인은 기차에 치이려고 하지만 한 시민이 팔이 뻗어 주는 바람에 그 팔을 붙잡고 플랫폼으로 올라옵니다. 이 모든 것이 사라들의 휴대폰에 찍혔고, '오토'는 소셜미디어에서 시민영웅으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마리솔'은 그 후에도 '오토'에게 운전을 배우고, 아이들을 봐 달라고 부탁하는 등 계속 '오토'와 가까워지고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에서 설정한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오토'의 사정을 '마리솔'은 모두 알게 되고, '오토'가 왜 그렇게 신경질적이었는지, 그가 그의 아내 '소냐'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등 그에게 많은 부분을 '오토'에게 공감하게 됩니다. 그들은 그 후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살피며 살아갑니다.

가난한 청년 '맬컴'은 늘 오토의 마을에 불법 전단지를 던지는데, 그가 과거 '소냐'의 학생이었고, 성전환 수술을 한 그를 존중해 준 유일한 사람이 '소냐'였음을 알게 되며 생계를 위해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맬컴'을 이해하고 돕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오토'의 오랜 이웃이자 친구 '어니타'와 '루번'부부가 집을 뺏길 뻔한 위기도 '오토'의 활약으로 집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투와 언행은 차갑고 친절하지 않지만, 그의 행동은 늘 결과적으로 친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오토'자신도 마을 사람들의 어려움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도우며 더 이상 자살 시도를 하지 않고, '마리솔'의 가족과 이웃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며 잘 살아가길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심장이 다른 사람보다 큰 '심근비대'라는 지병이 있었으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증세가 악화되어 갑니다. 어느 날 아침 '마리솔'의 가족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토'의 집을 창문 너머로 살피는데, '오토'가 그날따라 늘 치우던 눈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급하게 '오토'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결국 '오토'는 그토록 바라던 '소냐'의 곁으로 돌아갔습니다. '오토'는 본인의 차는 '맬컴'에게 주었고, 재산은 '마리솔'에게 상속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2. 주변의 일상적인 관심이 관계를 만들고, 세상을 바꿉니다. 

'오토'는 본인 이외의 모든 사람은 머저리라고 무시하고 늘 신경질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도움을 거절하지 못하고 끝까지 해주는 사람입니다. 까칠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성격인 것입니다. '오토'는 자꾸 서스름 없이 부탁을 하는 '마리솔'이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지만 도움을 준 후 늘 답례를 하는 그녀와의 소통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녀의 아이들에게도 처음에는 무뚝뚝했지만 조건 없이 마음을 열어준 아이들에게 결국 좋은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오토'는 병에 의해 죽기는 했지만 자살이 성공했더라며 느끼지 못했을 소소한 행복들을 이웃과 나누며 생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소냐'의 곁으로 웃으며 갈 수 있었겠죠. 또한, '마리솔'의 남편의 관심으로 '오토'의 죽음이 빨리 발견되었으며 이웃의 관심이 없었으면 '오토'는 고독사해서 그곳에서 시체냄새가 진동할 때까지 발견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3. 우리의 인생은 살아온 날들에 미안하지 않게 마무리해야 한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오토'의 죽음에 대해 지나치게 무겁게 그리지 않습니다. 그가 자살을 시도하고 매번 실패하는 상황에 늘 코미디적 요소를 넣어 웃고 넘어갈 수 있게 만들었고, 마지막 그의 진짜 죽음도 그가 사랑하는 아내의 곁으로 돌아갔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지나친 슬픔을 배제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살다 보면 괴로운 날들도 있고 행복한 날들도 있습니다. 그런 우리 각자의 인생의 스토리는 우리의 존재를 빛내줍니다. 그런 찬란했던 우리의 인생의 끝이 외롭고 쓸쓸하다면 그 빛이 났던 우리의 날들에게 너무 미안한 일입니다. 요즘에는 참 이웃들과 인사를 많이 나누지 않습니다. 지역 사회에 속해 있지만 타인에 대한 관심은 없어지고 각자의 인생을 사는데만 바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에 우리의 가족을 잃을지 모르고 배우자를 잃게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현실에서 뼈저리게 외로움을 느끼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은 귀찮은 이웃과의 인사, 관심이 쌓이고 쌓여 관계를 만들고, 내가 혼자라 느낄 때 가까이 사는 이웃들은 분명 날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혼자가 되었어도 이웃과 지역사회의 좋은 관계 속에서 나의 잔잔한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나가며 마지막 죽음까지 잘 마무리한다면 그래도 힘겨웠지만 가치가 있었던 내 인생을 잘 대접해 주고 가는 게 아닐까요? 타인의 작은 관심이 참 고맙게 느껴지게 해주는 훈훈한 감동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