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2023년도 작품 <밀수>입니다.
<밀수>는 유명하고 멋있는 배우들도 배우들이지만 가수 '장기하'가 음악감독을 맡아 더 궁금했던 작품이었습니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1. 왜 해녀들은 밀수를 하게 되었나.
이 영화는 해녀들의 이야기입니다. 해녀들은 군천 앞바다에서 물질하며 해녀로 살았지만 인근에 공장에 들어서 폐수로 인해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생계를 이어가기가 힘들어집니다. 해녀들이 생계를 위해 택한 것이 밀수입니다. 의뢰인이 바다에 물건을 던져 놓으면 잠수하는데 탁월한 해녀들이 물건을 올리고 밀수꾼들이 건져 올리면 바다에서 완벽한 탈세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해녀들의 기술은 늘어가고 수입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기는 하는데 해경의 단속이 날이 갈수록 엄격해져 선장은 더 이상의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밀수 사업을 접기로 마음먹습니다.
배를 모는 '진숙'의 아버지 (선장)에게 이번 마지막으로 한 번만 밀수를 하고 손을 씻자고 '춘자'가 설득했고 불안하게 마지막 밀수는 시작됩니다. 마지막 밀수품에는 금괴도 섞여있어 꾀나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건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밀수품을 건져 올리다가 밀수 상자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행했고, 이를 발견한 해경의 세관이 들이닥치게 됩니다. 증거를 인멸하고 빨리 자리를 뜨려다 사고가 나고 '진숙'의 동생과 아버지는 죽게 됩니다. 이 난리판에 모든 사람들이 해경에 잡혀 들어가게 되지만 '춘자'는 물속으로 도망쳐 위기를 모면합니다. '진숙'은 주범으로 몰려 감옥살이까지 하게 됩니다. '진숙'은 감옥살이를 하면서 도망친 '춘자'가 배신했다는 소문을 믿게 됩니다. 배신자 '춘자'는 서울로 올라가 수입품 밀수 사업을 소소하게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춘자'는 밀수왕 '권 상사'에게 손님을 뺏어간다는 이유로 밉보이게 되고 협박까지 당하게 됩니다. '춘자'는 밀수가 막혀있는 부산항 대신 군천항에서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며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춘자'는 그곳에서 '진숙'을 비롯한 해녀들을 만나고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권 상사'와 새로운 사업을 하자며 설득합니다. 서로를 믿을 수 없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짜 배신자는 누구였고, 배후에는 누가 있었는지 밝혀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혈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춘자'와 '진숙'의 우정은 다시 회복한 듯 보입니다. 과연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이 거대한 밀수판에서 최종승지는 누가 되었을까요?
2. 주요 인물 소개
(1) 엄진숙
'맹룡호' 선장인 아버지는 따라 어린 시절부터 물질을 한 진중하면서도 의리 있는 해녀들의 리더입니다. 사업가의 마인드는 없지만 해녀들이 '진숙'을 따르기에 '춘자'의 사업에 있어 '진숙'은 중요하 인물입니다. '진숙'은 '춘자'가 배신자라고 믿고 있다가 나중에 오해 풀려 큰 밀수판에서 '춘자'를 돕습니다.
(2) 조춘자
'진숙'과 친자매와 같이 친한 사이로 큰돈을 벌고자 하는 야망이 있는 인물입니다. 열네 살부터 식모살이를 하는 등 어려서부터 산전수전 모두 겪어와 배짱이 좋고 위기를 모면하는 꾀가 뛰어납니다. 3년 동안 '진숙'에게는 배신 자였을 텐데 몇 가지 행동과 말로 오해를 풀고 해녀들을 다시 본인 편으로 만들 수만큼 사람의 마음을 잘 다룰 줄 아는 인물입니다. 큰 밀수판을 벌이고 성공으로 이끌어 내면서도 진짜 배신자를 밝혀내 마지막까지 잘 먹고 잘 사는 두뇌가 명석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3) 권필삼 (권 상사)
베트남전에서 밀수 사업을 시작한 전국수 밀수왕입니다. 영화 초반 '춘자'를 협박하는 장면에서 악독한 사업가입니다. '춘자'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제안한 사업에 혹해 '춘자'를 따라 군천항으로 향합니다.
'장도리'의 패거리에게 습격당하고 자신의 심복을 잃고 본인도 치명상을 입으면서 쓰러지게 됩니다.
(4) 장도리
'맹룡호'에서 해녀들을 돕는 순박한 청년으로 등장합니다. '춘자'에게 늘 사고뭉치라 구박받는 위치였지만 '맹룡호'가 밀수 현장을 세관에게 검거당하는 일이 있고 3년 동안 밀수 뒷거래를 주선하는 조직 폭력배 두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는 가장 야먕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춘자'와 '권 상사'와 손을 잡고 사업을 하려 했으나 둘에게 무시를 당하고 자존심이 상해 자신의 패거리를 모두 이끌고 '권 상사'를 습격하고 '춘자'를 죽이려 합니다. 진짜 배신자 '장도리'가 이 영화에서는 가장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꾀나 빠른 호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끌고 나간 영화입니다. 해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기존의 한국영화에서는 본 적 장면이 많아 인상 깊었습니다. 거대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소재로 입체적인 캐릭터 간의 치열하게 속고 속이는 눈치싸움이 영화 중반에서 후반부까지 관객을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들고, 영화 후반부에서는 몇 번의 크고 작은 반전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후 꽤나 깔끔한 결말로 카타르시스까지 완벽하게 전달 해준 전형적인 '류승완'감독 표 오락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배우들의 유명세만큼이나 캐릭터 분석과 연기력 역시 흠잡을 곳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의 복고 느낌의 시대적 배경과 '밀수'라는 독특한 소재를 해양이라는 '한 길 물속'에서 '열 길 사람 속'을 파헤쳐보는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